
벤치프레스를 하면서 어깨가 아프다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정작 무게는 그렇게 무겁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저는 수년간 회원분들을 지도하면서 이 질문을 정말 자주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확인해 보면 대부분 중량 문제가 아니라 견갑골 세팅이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벤치프레스는 분명 가슴 운동이지만, 어깨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는 부위가 바로 어깨 앞쪽입니다.
견갑 안정성이 무너지면 어깨가 먼저 망가집니다
벤치프레스를 할 때 어깨 앞쪽이 찌릿하거나 묵직하게 아프다면, 이건 단순 근육통이 아닙니다. 견갑골(scapula)이 벤치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바벨을 들었다 내렸다 하는 게 문제입니다. 여기서 견갑골이란 등 뒤쪽에 있는 날개뼈를 말하는데, 이 뼈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으면 어깨 관절이 직접 하중을 떠안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지도하던 한 회원님이 있었습니다. 바벨을 내릴 때 팔꿈치가 과하게 벌어지고 어깨가 앞으로 말리는 모습이 보여서, 한 세트를 마친 뒤 피드백을 드리려던 순간이었습니다. 회원님이 오른쪽 어깨 앞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고 말씀하셨죠. 무게 자체는 무겁지 않았지만, 견갑이 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복이 이어지며 어깨 전면에 부담이 쌓인 상황이었습니다.
벤치프레스는 가슴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견갑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상완골(팔의 위쪽 뼈)이 전방으로 밀리면서 어깨 앞쪽 구조물에 스트레스가 집중됩니다. 여기에 중량 욕심까지 더해지면 회전근개(rotator cuff)와 전면 삼각근에 부담이 누적되고, 세트가 반복될수록 통증은 점점 선명해집니다. 회전근개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4개의 작은 근육을 말하는데, 이 근육들이 어깨를 안정화시키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또 하나 흔한 문제는 가슴이 아닌 어깨로 밀어내는 습관입니다. 견갑을 모으지 않고 가슴을 열지 않은 채 밀어 올리면 자극은 어깨로 쏠리고 관절은 불안정해집니다. 결국 벤치프레스 어깨통증은 운동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견갑 안정과 팔꿈치 각도 조절 실패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팔꿈치 각도와 바벨 동선, 이것만 바꿔도 달라집니다
어깨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량을 낮추는 것보다 먼저 세팅을 점검해야 합니다. 벤치에 누웠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동작은 견갑을 아래로 당기고 뒤로 모아 벤치에 단단히 고정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슴이 자연스럽게 올라오고 어깨는 안정된 위치에 자리 잡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하나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견갑을 완전히 고정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견갑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과도한 견갑 고정은 흉추(등뼈)를 과하게 신전시킬 뿐만 아니라 팔이 내려갈 공간도 줄여 들게 만듭니다. 이 자세는 어깨 안쪽 공간이 좁아지면서 찌릿한 느낌이나 압박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흉추 가동성이 부족한 분들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견갑을 흔들리지 않게 안정시킨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벨을 잡을 때는 손목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전완(팔뚝)과 수직을 유지하고, 바벨을 내릴 때 팔꿈치 각도는 몸통과 약 45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팔꿈치가 옆으로 과하게 벌어지면 어깨 관절 전방 압박이 커집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회원님께도 즉시 중량을 낮추고, 벤치를 멈춘 뒤 견갑 후인·하강 세팅과 바벨 동선을 다시 잡아드렸습니다. 이후 가벼운 덤벨 프레스로 통증 범위를 확인하며 움직임을 교정했고, 다행히 다음 세트부터는 통증 없이 운동할 수 있었습니다.
바벨이 가슴 윗부분이 아닌 중간 또는 약간 아래 지점으로 내려오도록 경로를 유지하면 어깨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벨을 밀어 올릴 때 어깨를 앞으로 내미는 것이 아니라, 견갑을 유지한 채 가슴으로 밀어낸다는 감각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세팅만 제대로 잡혀도 어깨 앞쪽 통증은 상당 부분 감소합니다.
올바른 벤치프레스 세팅을 위한 체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견갑을 아래로 당기고 뒤로 모아 안정화시킨 상태 유지
- 팔꿈치 각도를 몸통과 약 45도로 조절
- 바벨이 가슴 중간 또는 약간 아래로 내려오도록 동선 확인
- 밀어 올릴 때 어깨가 아닌 가슴으로 밀어낸다는 감각 유지
회전근개와 등 상부 강화가 진짜 예방입니다
벤치프레스 어깨통증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면 단순히 자세 교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어깨를 안정화하는 근육, 특히 회전근개와 등 상부 근육이 약하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회전근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깨 관절을 감싸는 4개의 작은 근육인데, 이 근육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깨가 불안정해집니다.
제 경험상 밴드를 이용한 외회전 운동은 회전근개 활성화에 정말 효과적입니다. 가벼운 중량으로도 충분히 자극을 줄 수 있고, 부상 위험도 낮습니다. 또한 페이스풀(face pull)이나 로우(row) 동작은 등 상부를 강화해 견갑을 뒤로 고정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이 근육들이 활성화되면 벤치프레스 중에도 어깨가 전방으로 쏠리지 않고 안정적인 위치를 유지하게 됩니다.
국내 웨이트 트레이닝 부상 통계를 보면, 어깨 부상이 전체 부상의 약 36%를 차지한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이 중 상당수가 벤치프레스와 같은 푸시(push) 계열 운동에서 발생합니다. 그만큼 예방적 강화 운동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스트레칭 역시 중요합니다. 가슴 근육이 과도하게 단축되어 있으면 어깨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말리기 때문에, 운동 전후로 흉근 이완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솔직히 이건 제가 초보 시절에 간과했던 부분입니다. 당시에는 스트레칭을 대충 넘기고 바로 본 운동에 들어갔는데, 나중에 어깨에 불편함을 느끼고 나서야 이완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회전근개 강화를 위한 운동 루틴:
- 밴드 외회전 운동 (3세트 x 15회)
- 페이스풀 (3세트 x 12-15회)
- 시티드 로우 또는 벤트오버 로우 (3세트 x 10-12회)
- 흉근 스트레칭 (운동 전후 각 30초씩)
결국 벤치프레스 어깨통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단순히 벤치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어깨를 지지하는 주변 구조를 함께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벤치프레스는 어깨를 망가뜨리는 운동이 아니라, 상체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안전한 훈련이 됩니다.
그때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벤치프레스는 가슴 운동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가장 먼저 어깨가 신호를 보낸다는 것을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혹시 어깨에 불편함을 느끼신다면, 중량을 내리기 전에 먼저 세팅부터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회전근개 강화 운동을 루틴에 추가해 보세요. 제 경험상 이 두 가지만 제대로 챙겨도 어깨 통증은 상당 부분 개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