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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통의 비밀 (운동 중 통증, 지연성 근육통, 회복 방법)

by talk90941 2026. 3. 8.

솔직히 저는 트레이너 생활 초반에 근육통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운동 후 찾아오는 통증이 심할수록 좋은 운동을 한 거라고 생각했고, 회원님들에게도 그렇게 설명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회원님들의 질문에 답하다 보니, 제가 알던 지식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운동 중에 느껴지는 타는 듯한 통증"과 "다음날 찾아오는 알 배긴 듯한 통증"이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근육통에 대한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운동 중 타는 듯한 통증, 정체가 뭘까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세트 후반부로 갈수록 근육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으신 적 있으시죠? 저도 처음엔 이게 젖산 때문이라고 배웠는데, 실제로는 수소 이온(H+)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무산소 운동인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는 산소 공급 없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 속에 수소 이온이 쌓입니다. 여기서 수소 이온이란 산성도를 높이는 물질로, 근육 세포 내부의 pH를 낮춰서 근육 수축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입니다(출처: 대한운동학회). 쉽게 말해 근육이 산성화되면서 힘이 빠지고 타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는 겁니다.

제가 직접 회원님들을 지도하면서 관찰한 바로는, 이 통증이 나타났을 때 무리하게 버티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타는 듯한 느낌은 근육 세포가 "이번 세트는 이제 그만하고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보내는 신호입니다. 만약 이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버티면 과도한 산성도로 인해 근육 세포의 단백질이 변성되어 세포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젖산(Lactate)의 역할입니다. 많은 분들이 젖산을 통증의 주범으로 아시는데, 사실 젖산은 무산소 상태에서 에너지 생성을 돕는 고마운 물질입니다. 젖산은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퍼즐 조각'을 조립하는 역할을 하고, 그 과정에서 수소 이온을 남기고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해서 다시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즉, 통증의 진짜 원인은 젖산이 떠나면서 남긴 수소 이온인 셈입니다.

제 경험상 이 통증은 저항을 내려놓는 즉시 사라집니다. 세트가 끝나고 30초에서 1분 정도만 쉬어도 수소 이온이 처리되면서 다시 근육을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운동 중에 나타난 통증이 저항을 내려놓았는데도 계속된다면, 그건 정상적인 대사 반응이 아니라 관절이나 인대에 문제가 생긴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음날 찾아오는 지연성 근육통, 왜 생기는 걸까요?

운동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온몸이 뻐근하고, 움직일 때마다 아픈 경험 다들 있으시죠? 이게 바로 지연성 근육통(DOMS, Delayed Onset Muscle Soreness)입니다. DOMS란 운동 후 24~48시간, 심하면 72시간까지 지속되는 근육통을 의미하는 전문 용어입니다.

저도 처음 런지 운동을 해봤을 때가 기억납니다. 스쿼트는 매주 3회씩 해왔는데 런지는 처음 해봤었습니다. 같은 하체 운동인데도 다음날 통증이 훨씬 심했습니다. 이게 제가 런지로 근육 손상을 더 많이 줘서가 아니라, 그냥 처음 해본 동작이라 나타난 반응이었습니다. 지연성 근육통의 메커니즘에 대해 가장 유력한 설명은 근육 손상으로 인한 염증 반응입니다. 근육 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면 염증 물질이 분비되고, 이것이 통증 수용체를 자극하면서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근육 손상의 정도와 통증의 강도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회원님들을 지도하면서 발견한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랜만에 운동을 재개했을 때 DOMS가 심하게 나타남
  • 평소 하지 않던 새로운 동작을 시도했을 때 통증이 강함
  • 원심성 수축(근육이 늘어나면서 힘을 쓰는 동작)을 많이 했을 때 다음날 더 아픔

특히 원심성 수축이란 중량을 천천히 내리는 동작처럼 근육이 길어지면서 저항을 받는 수축 방식을 말하는데, 이때 근섬유에 더 많은 미세 손상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덤벨 컬을 할 때 올릴 때보다 내릴 때 천천히 버티면 다음날 팔이 더 아픈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근육통이 심하다고 해서 근육 성장이 더 많이 일어나는 건 아니라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근육통은 그저 낯선 자극에 대한 신체 반응일 뿐, 운동 효과의 지표는 아니라는 거죠. 실제로 같은 운동을 2~3주 반복하면 근육통이 거의 사라지는데, 이건 근육이 그 동작에 적응했다는 의미이지 운동 효과가 없어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회복방법

저는 회원님들에게 근육통이 심할 때 무리하게 운동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통증 때문에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고, 충분한 출력을 낼 수 없어서 오히려 운동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신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 같은 활동성 회복(Active Recovery)을 추천합니다. 활동성 회복이란 완전히 쉬는 게 아니라 가벼운 움직임으로 혈액 순환을 촉진해서 회복을 돕는 방법입니다.

폼롤러가 DOMS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긴 한데, 제 경험상 개인차가 큽니다. 어떤 회원님들은 폼롤러로 근막을 풀면 다음날 훨씬 나아졌다고 하시는데, 저처럼 통증이 심할 때는 건들기만 해도 아파서 차라리 가볍게 걷는 게 더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근육통은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운동 중 타는 듯한 통증은 "이제 쉬어야 할 때"라는 신호이고, 다음날 찾아오는 지연성 근육통은 "낯선 자극에 적응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이 신호들을 잘 읽고 적절히 대응하는 게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운동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증을 참고 버티는 게 근성이 아니라, 내 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명하게 조절하는 게 진짜 실력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LzZKJc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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